[KNS뉴스통신=최도범 기자] 슬레이트와 천정재 등 건축자재를 해체하는 현장에서 날아 온 석면가루 등 에 노출된 어린이들이 있어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 석면이 포함된 천정재 등을 해체하는 현장 모습. 분진막이 현장 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그나마 분진막 상태가 좋지 못하다./KNS뉴스통신=최도범 기자

석면가루 문제가 불거진 곳은 인천 부평구 십정동 558-7번지 일대의 철거 예정 공장 건물. 이 건물은 철구조물에 지붕과 벽체가 슬레이트로 시공된 전형적인 근대화 공장이다. 과거 주안공단의 대표적인 제강회사가 자리 잡았던 공장이기도 하다.

문제는 건축물 해체작업 근방에 어린이 환경 체험교육이 실시된다는 사실. 작업장 옆 가건물에는 부평구청이 주민들에게 수질 정화와 악취 제거를 위해 무상으로 제공하는 유용미생물 배양장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유용미생물을 이용한 환경 체험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 공사장 현장과 붙어있는 어린이 환경 교육장 모습이다. 유치원 원아들이 유용미생물 교육을 받고 있다.

이번 건축자재 해체작업 가운데 슬레이트에서 발생한 비산먼지가 교육장까지 넘어와 수차례 교육이 지장 받아 온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이를 시정해 달라고 민원이 제기돼 왔으나 지난 18일 공사가 진행된 이후로 이와 관련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의 환경교육이 실시되는 교육장에서 교육이 진행되는 오전 10시~11시까지 공사를 중단해 줄 것을 현장에 요구했지만, 기자가 현장을 방문한 지난 23일 오전 10시에도 현장의 해체 작업은 계속되고 있었다.

해당구청 관계자는 “사법권이 없는 구청으로는 이번 상황에 대해 위반 행위가 드러나기 전까지 법적 제재가 어렵고, 처벌이 과태료 정도에 머물러 위반 업체에게는 솜방망이 행정이 될 수밖에 없다”고 현실을 토로했다.

그는 또 “석면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위험성이 알려져 있으나 관련법들이 각기 나눠진 관계로 여러부서에서 석면만을 놓고 일괄적인 지도나 감시하기에는 문제가 많다”며 “특히 도심지의 경우 석면 관련 공사가 법적으로 관리하기에는 해당 지역이 적어, 관에서 이를 전문적으로 처리할 별도 인력이 부족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이번 문제의 공사현장에선 폐슬레이트에 함유된 석면이 해체 과정에서 분진과 함께 비산해 공사 현장에 이웃한 주거지와 타 공장까지 날라가고 있었다. 이로 인해 주변의 민원도 발생하고 있다.

슬레이트 해체공사에 참여해 지정폐기물의 철거와 반출 및 대기오염 농도를 측정할 책임을 가진 A기술연구소의 감리원은 석면해체작업 감리인 기준에 따라 현장에 상주해야 한다. 그러나 기자가 해당 공무원과 현장에 방문했을 당시 감리원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며, 별도의 연락을 받고 현장에 도착하기도 했다.

 

▲ 공사장 인부가 천정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석면가루가 포함된 슬레이트를 해체하고 있다.

또한 현장에는 지정폐기물의 관리도 허술하다. 분진막 밑으로 슬레이트가 방치돼 주변 통행자에게 위험 요소에 노출되게 하는가 하면 공사장 뒤편에 일반폐기물에 슬레이트가 섞여있어 적절한 관리가 아쉬운 상황이다.

해당 관청 측은 "이곳은 건축자재물 해체시 발생할 분진에 대해 현행법이 정한 비산먼지 발생 사업 대상지가 아니기 때문에 분진막이 찢어지거나 건물 철거 높이에 미치지 않는 허술함에 대해 법적인 제재요인 없다"며 적극적인 해결에 한계성만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해당구청 환경보전과는 "석면 포집기를 동원해 현장 밖의 대기에 석면의 농도를 측정해 환경연구원에 보내고, 자원순환과는 지정폐기물의 적합한 처리를 확인하고자 현장을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 해당구청 환경보존과는 민원에 의해 석면포집기로 공사장 외부 대기 오염을 측정하고 있다. 이날 관계 공무원은 공사장 출입을 못해 감리자가 작성해 현장에 비치해 놓은 내부 오염측정 보고서를 확인조차 못했다.

▲ 공사장 인근 펜스에는 폐슬레이트가 인도에 널려 있다.

이번 문제에 대해 환경단체 관계자는 “공사 현장에 해체되는 건축자재가 석면이 포함된 슬레이트로 인근 통행시 주의를 요하는 안내 표지판도 없이 진행되는 것은 문제가 크다”며 “특히 석면으로 발생 가능한 위험 사실을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학교와 현장에 붙어있는 유용미생물 교육현장에조차 알리지 않고 해체하는 것은 분명 불법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해체 기간 동안 교육현장에서 교육을 받은 어린이들에 대해 건강검진과 문제 현장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석면이 함유된 건축자재를 해체하기 위해서는 노동부에 철거를 신청해 신고필증 받고 자원 순환과에 석면조사서와 감리인 지정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한 정해진 날짜에 철거를 진행해야 하며, 이 과정에 건축과에 멸실 등기 신청 절차나 환경보전과의 대기오염농도 측정의 과정을 거치는 까다로운 절차를 수반하고 있다.

또한 석면과 관련해 정부는 환경부와 국토해양부, 고용노동부 등 해당 고시에 절차가 있으며 석면안전관리법과 산업안전법 관리규정, 폐기물법, 대기오염관리규정 등 다양한 관련 법과 규정 등에 절차와 규정을 두고 있으나 실제 위반 업체와 현장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처벌이 없어 실제 처벌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